금색의 코르다2의 스페셜 이벤트의 지문을 보고선 썼던 글. 나이차 나는 NL커플은 나이차 등의 이유로 뒤로 빼는 남캐와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는 연하 여캐가 취향이라 이런 나이차 나는 커플 관련 모든 연성은 이런 느낌이다.
"여기서 뭐하세요?"
카호코가 쪼그려 앉아있는 뒷모습을 보고서 말을 걸자, 그 상대가 깜짝 놀라며 뒤를 돌아봤다. 자신에게 말을 걸었던 상대를 확인한 그는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고양이신에게로의 소원
W. 소담(@kimiga_iru)
"아, 히노. 너였구나. 지금 구슬리는 중이야. 정확히는 고양이님의 놀이상대가 되어드리고 있는 중이고."
"아~ 그랬구나."
카호코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카나자와의 옆으로 가서 같이 쪼그려 앉았다. 카나자와는 카호코의 머리에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 갑작스레 당한 카호코가 놀라서 억울하단 얼굴로 쳐다보자 그는 그녀의 치마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다 큰 녀석이 남자 앞에서 아무렇게나 쪼그려 앉으면 어떡해, 치마면서. 조심 좀 하라고."
치마매무새를 가다듬고서 다시 카나자와의 얼굴을 돌아봤을 때 그의 눈은 다시 고양이 '우메씨'에게로 돌아가 있었다. 카호코는 무릎에 턱을 괴고서 카나자와처럼 우메를 바라보았다.
"히노 너도 고양이들을 소중히하도록 해라. 고양이신은 현악기의 신이라고도 하니까 말야."
"현악기의 신이요?"
"그래. 아, 그렇지. 너도 지금은 바이올린 연주자지."
새삼 깨달았다는 듯 카나자와는 카호코를 돌아보았다. 어쩜 이렇게 무신경할 수 있나 생각하며 카호코는
웃었다. 카나자와는 왜 웃는지 알 수 없다는 듯이 카호코를 쳐다보고는 다시 두 사람의 앞쪽에 누워 몸단장에 바쁜 우메를
쳐다보았다.
"고양이신이 너에게도 가호를 내릴지도 모르니 소원을 빌어보는게 어때? 믿어서 나쁠 건 없으니까 말야. 자 자, 두 손을 모으고!"
'이 남자를 누구 말리겠어'라고 생각하며 카호코는 그의 말대로 두 손을 자신의 가슴께 앞에 가지런히 모았다. 그리고선 눈을 감고 소원을 빌었다. 물론 카나자와가 들을 수 있도록 일부러 소리내어.
"이번 주말에 카나자와 선생님과 함께 나갈 수 있게 해주세요."
침묵. 분명 뭐라고 말을 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침묵이 흐르자 카호코는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서 카나자와를 쳐다보았다. 카나자와는 멍청하게 보일만큼 입을 벌린 채로 토끼눈이 되어 카호코를 쳐다보고 있었다.
"우리 얼음땡 놀이 중 아닌걸로 아는데요, 선생님."
"…아…음. '이번 주말에 카나자와 선생님과 함께 나갈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는듯 카나자와의 이마에서는 삐질삐질 땀이 흘렀고, 그의 눈은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하고 있는듯 오른쪽의 허공을 향해 있었다.
"뭐야, 그 소원은…"
"왜요?"
"너… 연장자를 그렇게 놀리는 거 아니야. 심장에 안 좋다고, 그런 장난."
카호코는 시치미를 뚝 떼고 카나자와를 켜다봤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계속. 카호코의 두 눈이
계속해서 자신의 얼굴을 뚫을듯이 바라보고 있자 카나자와는 그녀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인지 오른쪽, 왼쪽으로 계속해서
고개를 돌렸다. 그러다가 마침내 포기한 것인지 항복하는 것처럼 양 손을 어깨 약간 위쪽으로 들어올렸다.
"뭐…알았다. 어쩔 수 없지. 다음 주말에는 함께 어디라도 나가볼까."
순간 카호코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잘못 들은 것일까 싶어 되물으려고 했지만 만약 그것이 자신이 들으면 환청일까 싶어 망설여졌다. 멍하니 입을 벌린 채 잠시간 카나자와를 쳐다보던 카호코는 크게 용기를 내어 되물었다.
"저…정말요??"
"뭐야. 교사는 두말 하지 않는다고. 그리고 뭐… 고양이신에게로의 소원이니 성취해주지 않으면 안 되니까."
"정말요?!"
자신이 들은 것이 환청이 아니었음을 확인한 카호코는 기쁜 듯 자리를 박차 일어났다. 기쁜 마음과 표정을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는 듯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말아 서로 깨물고 있었다.
"니-야-"
카호코가 벌떡 일어나는 모습에 놀랐던지 몸단장을 하며 두 사람을 쳐다보던 우메가 놀라서 카호코를 따라
일어났더니 카호코와 카나자와를 번갈아 쳐다봤다. 뭔가 찔리기라도 했는지 카나자와는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뒷머리를 긁적이며 우메를
쳐다봤다.
"그렇게 구경만 하고 있지 말라고 우메씨.……뭐…이것도 나쁘지 않으려나."
카나자와는 우메의 턱을 한 번 긁어주고는 '으쌰'하고 소리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카나자와는 우메에게
인사하고는 카호코를 놔둔 채 머리에 뒷짐을 지고서 앞서 걸었다. 카호코는 그런 카나자와를 쫓아가 그를 앞지르고선 그의 얼굴을
보기 위해 뒤돌아 걸었다,
"그럼 주말에 우리 어디 갈까요, 선생님?"
"어,어…글쎄. 네가 생각해봐라. 난 여고생들이 갈만한 곳에는 무지하다고."
카호코는 함박웃음을 지은 채 손가락을 접어가며 두 사람이 갈만한 곳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가자 우메는 갸르릉 거리며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