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시공 속에서(하루카), 타치바나노 토모마사 × 모토미야 아카네.
2009.08.23 작성.
유일한 하루카 연성이다. 한결 같은 연상연하 커플 타입.
마침내 모든 것이 끝났다. 시작은 등교 중에 이상한 목소리를 들은 것이었고 그 이후로 낯선 세계로 불려와 ‘쿄’ 라고 하는 곳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해왔다. 원령을 없애고 아크람들과 싸우고 하는 것을 시작한지 꽤 오래되었다고 생각해왔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리 긴 시간이 아니었다. 오히려 짧은 추억과 같은 느낌이었다. 만약 무녀와 팔엽이라는 신분으로 묶여있지 않았다면 과연 이토록 친해지고 정이 들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아카네는 종종하곤 했다. 어쩌면 아닐지도 모른다.
마음(心)
W. 소담(@kimiga_iru)
이제 꿈에 그리던 원래 세계로 갈 수 있다. 등굣길에 갑자기 사라져버린 딸을 걱정하고 있을 부모님을 만날 수 있다. 울며 웃으며 자신을 꽉 끌어안을 부모님을 생각하며 아카네의 얼굴엔 저절로 미소가 번졌다. 쿄에 지내면서 자꾸만 생각나던 인스턴트 음식들도 실컷 먹을 수 있을 것이고, 텐마와 시몬과 함께 예전처럼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평범한 일상으로의 귀환인 것이다. 아카네에게 있어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이고, 평범한 여고생으로 돌아가는 일은 처음 쿄에 왔을 때부터 마음속으로 계속해서 빌던 일이었다.
그런데 왜 이리 마음이 허전한 걸까. 아카네는 오른손을 자신의 왼쪽 가슴께에 올려보았다. 그녀의 심장은 일정한 간격으로 리듬을 그리며 뛰고 있었다. 이제 원래 세계에 가면 당연하지만 후지공주를 볼 수 없다. 지나치게 충성하는 모습으로 종종 자신을 곤란하게 만들던 요리히사도, 늘 불평하면서도 자신을 위해 노력해줬던 이노리도, 꽉 막혔을 것 같은데도 의외의 열정을 보여줬던 타카미치도, 본인의 피리 소리만큼이나 맑고 상냥했던 에이센도, 정신만큼은 두 살배기여서 막 걸음마를 뗀 것처럼 상대를 불안하게 만들 때가 있는 야스아키도, 그리고- 언제나 버팀목과 같았던 다정한 토모마사도. 이제는 만날 수 없는 것이다.
‘어쩐지 가슴이 답답해.’
가슴께에 올려 진 손으로 옷자락을 움켜쥐고 있는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카네는 깜짝 놀라며 서둘러 손을 뗐다. 잠깐의 시간이었는데도 그녀의 손바닥은 옷자락을 땀으로 적셔놓았다. 어느새 아카네에게서 열다섯 발자국쯤 떨어진 곳에는 토모마사가 서 있었다.
“토모마사 씨.”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그는 평소처럼 다정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아카네는 문득 토모마사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가 궁금해졌다.
“이제 곧 원래 세계로 가네요.”
“그렇군.”
“다신…올 수 없는 거네요, 이 곳 쿄에.”
“아무래도 나의 공주님은 이곳의 매력에 깊이 빠져버린 모양이군. 아니면 나의 매력일까-?”
평소처럼 살짝 부끄러워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부를 것이라 생각했던 토모마사는 아카네로부터 아무런 반응이 없자 그녀 쪽을 바라보았다. 아카네의 표정을 보려했지만 그녀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어 볼 수가 없었다.
“이런. 이런. 마지막으로 건네는 농담이니 부드럽게 넘어가 줘, 무녀님.”
“그런 게 아니에요-.”
여전히 고개를 푹 숙인 채로 아카네는 말을 배운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처럼 더듬더듬 말을 이어나갔다. 토모마사는 그런 그녀를 상체를 살짝 숙인 채로 바라보며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아카네는 이미 시작해버린 말을 끝맺지 못하고 계속 같은 말을 되풀이하면서 아까처럼 오른손으로 왼쪽 가슴께를 힘주어 잡았다. 옷자락을 잡았음에도 세찬 고동이 느껴졌다. 발작이 일어난 것처럼 미친 듯이 뛰는 심장의 의미. 아카네는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여태껏 아카네는 토모마사가 짓궂은 농으로 그녀를 희롱할 때면 별다른 느낌없이 그를 그녀 나름으로 질책했었다. 처음에는 자신을 놀리는 게 재미있는 걸까, 하며 원망을 하기도 했지만 언젠가부터 그의 농담에 얼굴이 화끈거리거나 왠지 모르게 들뜨기도 했다. 그렇다. 이것은 아마도 좋아하는 마음일 것이다.
“토모마사 씨, 저는 토모마사 씨를-”
지금이 아니면 고백할 수 없다. 해질녘 무렵에는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니까 지금이 아니면…
“아. 나는 이만 가보아야겠어. 끝까지 배웅해주고 싶지만- 그게 나로서는 힘들 것 같달까-.”
“아아 토모마사 씨!”
아카네는 몸을 일으키는 토모마사의 옷자락을 서둘러 붙잡았다. 뒤로 돌던 토모마사는 멈칫 서더니 아카네 쪽을 천천히 돌아보았다. 그는 몇 초간 가만히 있더니 이내 손을 뻗어 아카네의 뺨을 시계방향으로 원을 그리며 두어 번 쓰다듬더니 이내 그녀의 귓가 쪽으로 향해, 앞으로 흘러내린 그녀의 옆머리를 귀 뒤로 넘겨주었다.
“무녀님이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지만, 어쩐지 듣지 않는 편이 좋겠어. 그대는 어차피 내일이면 이곳에 존재하지 않을 꽃송이니까. 그대의 세계에 가서 평범한 소녀로 살게 된 것을 축하해, 공주님.”
그렇게 말한 토모마사는 아카네의 머리를 몇 번 이고 만지작거리더니 씁쓸한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뒤돌아 나갔다. 자신을 계속해서 부르는 아카네를 돌아보지 않은 채.
아카네는 울고 또 울었다. 눈이 퉁퉁 부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것 따윈 신경 쓰지 않았다. 머리는, 배웅을 하러 오지 않겠다고 한 토모마사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했다. 텐마와 시몬이 달래어도 봤지만 아카네의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무녀님 부디 고정하세요-. 소장님은 대체 무슨 생각이신 건지….”
토모마사를 제외한 팔엽들, 후지 공주와 란은 서럽게 우는 아카네의 마음을 풀어줄 방법을 알지 못했다. 타카미치는 이런 때는 울만큼 울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드리자고 제안했다. 그들은 아카네에게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 의식을 시작할 때 모시러 오겠다고 말하고는 모두 물러갔다.
모두가 나간 후에도 훌쩍거리며 아카네는 무릎을 끌어안고 앉았다. 이제껏 알지 못했던 연정(戀情)은 깨닫는 순간 너무나 부풀어버려서 주체할 수가 없었다. 이토록 커버린 마음을 어쩌란 말인가. 여태껏 속삭이듯 말했던 것들은 모두 다른 여자들에게 했던 것처럼 한낱 농이었을까. 아카네는 알고 싶었다, 토모마사의 마음을. 당최 알 수가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늘 여유로운 어른의 본보기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간혹 가다 무척이나 위태로워 보이는 모습을 보여 놀라게 했다.
“토모마사 씨…”
강렬하던 태양의 빛이 조금씩 숨을 고르기 시작하자 후지공주는 아카네의 처소로 향했다. 아쉽게도 이제는 작별이다. 이대로 이 저택에서 머무셔도 좋다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어린아이다운 투정을 부리고도 싶었지만, 그녀는 원래의 세계에 그녀만의 생활이 있는 것이다.
“무녀님- 후지입니다만, 이제 나가셔야할 시간입니다.”
문 안에서는 기다리던 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혹시 울다 지쳐 잠이 든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에 조용히 문을 열어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쭈그려 앉아있건 엎어져 누워있건 벽에 기대어 잠들어 있건 간에 반드시 그 방에 있어야만 하는 사람이 그 방에 없었다.
“무…무녀님 !!!!!”
멀찍이서 들려오는 후지공주의 비명소리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나지막한 목소리에 토모마사는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뒤로 돌았다.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았기 때문이다.
“하핫. 내가 이곳으로 올 것이라는 건 어찌 안걸까, 무녀님은.”
“글쎄요. 그냥- 토모마사 씨니까 이곳이 생각났어요.”
토모마사는 아카네를 쳐다보았다가 태연한 척 하면서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렸다. 품에 쏙 들어올 만큼 작은 체구의 소녀가 흔들리지 않는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에 무녀님이 있으면 곤란해. 봐, 저기 저쪽에서 후지 공주의 비명소리가 들리 잖아.”
“토모마사 씨는 왜 여기 계세요?”
부담스럽다. 토모마사는 차마 소녀의 눈을 쳐다볼 수가 없다. 모토미야 아카네 라는 소녀는 늘 그랬다. 평범한 얼굴의 평범한 소녀. 연약한 소녀일 뿐이지만 때로는 남자 여덟이 꺾을 수 없는 고집을 보이기도 한다. 강한 의지를 담고 있는 맑은 눈동자. 안 된다. 저 눈을 쳐다보면 진심을 말해버릴 것만 같아서 토모마사는 최대한 그녀의 눈동자를 피했다.
“그건, 업무를 보고 오는 길에 이쪽으로 지나가다가 우연히-”
“………겁쟁이”
벌어진 작은 입술에선 그를 질책하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진짜’ 자신에게 꼭 들어맞는 그 말에 토모마사는 흠칫 놀랐다. 정확하다. 그녀의 눈은 놀라울 만큼 정확했다.
“토모마사 씨는 구제불능의 겁쟁이네요. 어째서- 어째서 제 마음을 알면서 그러는 거에요? 왜, 어째서 말하지 못하게 하는 거에요?”
“무녀님의 마음이라니-? 나는 야스아키 님이 아니어서 무녀님의 마음 같은 건 알 수가 없어.”
소녀의 눈은 여전히 흔들림이 없었다. 다만 방울방울 눈물이 맺혀있을 뿐이었다. 욱씬, 가슴이 아팠다. 손을 뻗어 눈가에 맺힌 그것을 닦아주고 싶다. 그러나 그래서는 안 된다.
“왜 어른이 이렇게 비겁한 거에요. 좋아하게 만들어놓고서…왜 좋아한다고 말하지도 못하게 해요.”
그 말이 채 끝나기 무섭게 아카네는 울음을 터트렸다. 감정이 복받쳐 올랐는지 숨이 넘어갈 듯이 운다. 아카네의 어깨에서 몇 센티쯤 위, 허공에서 멈칫 멈칫하던 토모마사의 손은 마침내 결심을 굳혔는지 그녀의 어깨 위에 자리를 잡았다. 그는 아이를 달래 듯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
“이거 미안하다고 해야 하는 건가. 하지만 말이지, 무녀님. 나는 무녀님이 생각하는 것만큼 좋은 사람이 아니야. 좋은 어른이 아니야.”
본인이 자신에 대해 그런 말을 해야 하는 것이 가슴 아팠지만 그래도 별 수 없다. 순정(純情)에 눈이 가려져 소녀가, 후회할지도 모를 선택을 하려하고 있으니까.
“알아요-.”
어쩐지 충격이다. 물론 토모마사는 지금 이 순간엔 아카네가 자신을 그렇게 봐주길 바라고 있었다지만, 실제로 소녀가 자신을 그렇게 보고 있었다니.
“이거 이거-”
“좋은 사람이 아니라도 좋은 거에요. 나쁜 사람이어도 좋을 거에요. 그냥 토모마사 씨가 좋은 거에요. 거짓말쟁이여도, 겁쟁이여도, 바보에 멍청이 해삼 말미잘 같은 사람이어도 토모마사 씨니까 좋은 거에요.”
“해삼- 말미잘?”
눈물 때문에 유난히 반짝이는 눈동자로 토모마사를 쳐다보며 아카네는 희미하게 웃었다. 그리고선 ‘그런 게 있어요’ 라고 말할 뿐이다. 아카네는 언젠가부터인가 움켜쥐고 있던 토모마사의 소맷자락을 살며시 놓으며 거리를 둔 채로 그를 바라보았다.
“저는 토모마사 씨가 뭘 걱정하시는지 잘 모르겠어요. 아직 제가 어려서 그런 거라고 하실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음, 사…사랑에는 무모함 같은 것도 필요한 거니까요. 쿄를 떠나시기 곤란하다면 제가 여기에 남을 게요.”
토모마사는 다시 한 번 소녀에 감탄했다. 쉽게 할 수 있는 결정은 분명 아니다. 이번에 원래의 세계로 가는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영영 갈 수 없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녀가 오래 전부터 그리워했던 그 세계를 다시는 볼 수도 없고, 그 곳에 있을 그녀의 가족도 만날 수가 없다.
“나의 공주님은 좀 더 현명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아닌 모양이로군. 분명 그대는 후회하게 될 터인데.”
“토모마사 씨, 저는 장난이 아니에요. 정말 정말로 절박해요.”
“어쩐지 그 말은 나를 비꼬는 것처럼 들리는 군. 무녀님은 그 곳의 가족들이 그립지 않아?”
이제는 눈물이 모두 메말라버린 눈으로 토모마사를 올려다보며 아카네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그립지 않을 리가 있는가. 머릿속으로 수천 번 수만 번 그려보았던 가족인데.
“그럼 어째서 이렇게 까지 나와 함께 하려 하는 거지?”
“저는 토모마사 씨처럼 머리가 좋지 않아서 제 머리를 속일 수가 없어요. 머리를 굴려가며 누군가를 대할 수 없어요. 후회할지도 모른다고 하셨죠, 토모마사 씨? 토모마사 씨가 제가 후회하지 않을 수 있도록- 저를 꼭 붙잡아 주세요. 숨이 막힐 만큼 꽉 끌어안아주세요. 토모마사 씨를 선택한 것이 옳은 일이었다고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알려주세요.”
아무래도 어쩔 수 없는가보다. 31살이니 인생을 꽤나 오래 살아왔다고도 볼 수 있지만, 눈앞의 이상하리만큼 순진한 소녀에게는 당해낼 수가 없다. 어째서일까. 그녀의 눈앞에서는 모든 것을 드러내게 된다. 수많은 여인들의 사랑을 받으면서도 정작 누군가를 사랑해보지 못한 메마른 가슴도, 겁쟁이처럼 자신의 진심을 숨기기에 급급했던 것도 결국엔 그녀에겐 내비치고 만다. 이제 정말로 결단을 내려야할 참이다. 토모마사는 자신의 마음을 알고 있다. 다만 마음이 이끄는 대로 해도 좋은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눈앞의 소녀를 좋아하고 있다. 첫 진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것이 남들이 말하는 사랑인가 싶을 정도로 그는 진지하다. 하지만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일까, 하는 물음이 그의 머리를 괴롭혔다.
“토모마사 씨-?”
갑자기 생각에 잠겨서 꼼짝하지 않고 있는 토모마사를 아카네는 걱정스레 불렀다. 그 소리에 정신이 들었는지 그는 아카네를 쳐다보았다. 혼란스러워 보이는 표정의 토모마사는 아카네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사실 나는 쿄에 별다른 집착이 없어. 나의 사랑스러운 공주님. 괜찮다면 나를 그대가 보아 온 세상으로 초대해주지 않겠어? 물론 그곳에서도 그대의 순정이 변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말이지.”
토모마사와 아카네는 모두가 있는 곳으로 함께 갔다. 모두들 아카네의 가출로 패닉 상태였다. 후지 공주는 울었는지 눈이 붉었다. 모두들 돌아온 아카네를 보고서는 안심했지만 함께 있는 토모마사와 그녀의 사이가 묘해보이자 못마땅해 했다. 특히 텐마는 더더욱.
“토모마사 저 자식은 아주 그냥…. 그래서 두 사람은 어쩔 거야? 아카네도 가는 거지?”
“안타깝게도 나도 함께 동행 하게 되었다네, 텐마.”
토모마사의 한 마디는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모두들 각기 다른 표정으로 그 같은 결정을 반대하고 나섰다.
“사랑스러운 사람이 나고 자란 곳이 궁금하기도 하고, 텐마 자네와 그녀가 함께 있는 건 영 불안해서 말이지. 쿄와 그대들의 세계가 많이 다를지라도, 이 타치바나노 토모마사 정도의 남자라면 자기 여인 하나쯤은 건사할 수 있지 않겠나?”
여행은 끝이 났다. 모두와 울며 이별을 했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여행이었는데. 현실로 돌아온 아카네는 아직도 몇 시간 전의 일들이 꿈 같이 느껴졌다. 어쩌면 꿈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의 손에서 느껴지는 온기가 그것들이 꿈이 아니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저희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해요, 토모마사 씨.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여기의 세계에 대해선 제가 차근차근 알려드릴게요. 절대 다른 사람들에게 배워선 안돼요. 특히 여자들에겐!”
네온사인이 가득한 거리를 걸으며 아카네가 말했다.
“토모마사 씨. 가요, 저희 집에. 엄마랑 아빠가 기다리고 계실 거에요. 실종되었던 딸이 웬 남자를 데리고 나타나면 분명 놀라시겠지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