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즈른 전력 스물 한 번째 : [동생]-

 

 

 

 

 


이런 동생이지만 잘 부탁합니다

 

 

 

 

W. 소담(@kimiga_iru)

 

 

 

 

 


 동생이 집에 여자애를 데려왔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할게요. 제 동생 타카미네 미도리가 집에 여자아이를 데려왔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제가 이렇게 호들갑 떠는 것이 이해가 되질 않겠죠. 왜냐하면 제 동생은 잘생겼기 때문이죠. 반반한 얼굴의 남자는 잘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다고요? 아뇨. 비록 멍청하게 서류를 잘못 제출해서 유메노사키 학원의 일반과가 아닌 '' 아이돌과에 진학하게 된 멍청한 동생이지만, 실제로 아이돌을 지망하고 있거나 이미 연예계에 데뷔한 수많은 잘생기고 귀여운 얼굴의 남자아이들 속에 있어도 꿀리기는커녕 그 속에서도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잘생겼는걸요. 이건 형이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고 진짭니다.

 

 그런데 그렇게 잘생긴 동생이 여자친구를 집에 데려오는 게 이렇게 호들갑 떨 일이냐고요? , 맞습니다. 호들갑 떨 일입니다. 저 아이의 얼굴을 보면 물론 믿기지 않겠지만 저 녀석은 이제껏 여자 아이에 관심을 가진 적도 없고 여자친구를 사귄 적도 정말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놀랍지 않나요? 물론 미도리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제법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미도리가 가게를 도와줄 때면 젊은 여성 손님들이 많은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하지만 문제는 저 녀석이 또래의 여자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었죠. 또래가 아니라면 연상의 아니면 연하의 여성에게라도 관심이 있으면 그냥 저 녀석이 그런 취향이구나~ 하고 안심했을 텐데, 미도리는 그런 것도 아니었죠. , 어쩌면 제가 모르는 곳에 야한 잡지를 숨겨뒀다거나 노트북의 어딘가에 그렇고 그런 게 가득한 폴더가 숨겨놓았을지도 모를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저 녀석은 늘 유루캬라들에 너무 정신이 팔려 있어서 걱정입니다. 부모님들은 그런 동생을 보며 혀를 차시지만.. 솔직히 동생이 저렇게 된 건 모두 부모님의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렸을 적 천사처럼 귀엽게 생겼던 동생이 유루캬라 인형들을 안고 있는 모습이 사랑스럽다며 그렇게나 인형을 사주던 건 어느 야채 가게의 타카미네 부부였을까요.

 

 저번에는 일요일에 웬일로 일찍 일어나서 열심히 옷을 고르길래 여자친구랑 데이트라도 하는 줄 알고 기뻐했는데, 저녁에 귀가한 후에 자랑스럽게 보여주는 게 웬 유루캬라와 함께 찍은 스티커 사진이었습니다. 물어보니 학교의 선배에게 라이브가 성공하면 유루캬라 인형탈을 쓰고 데이트 해달라고 했답니다. 아니... 진짜 제정신인지... 이게 말이 됩니까?? 들어보니 그 인형탈을 쓴 아이는 신설된 프로듀서과의 유일한 학생이고 여자아이라던데... 진짜 얼굴도 모르는 그 아이에게 제가 다 미안할 지경이었습니다. 그 아이는 정말 하루 종일 유원지와 공원을 인형탈을 쓴 채로 함께 다녀줬다고 하더군요. 손은 잡았던 모양이긴한데, 동생이 그 인형탈 캐릭터의 이름으로 추정되는 이름을 말하면서 손을 잡을 수 있어 행복했다는 걸 보면... 그 아이가 아니라 유루캬라와 손을 잡을 수 있어 행복했던 모양이고요.

 

 그런데!! 오늘!!! 바로 조금 전!!! 동생이 또래의 여자아이를 집에 데려왔습니다. 미도리와는 키가 꽤 차이가 나 보이는 아담한 체구에 머리는 어깨 정도의 길이인 귀엽게 생긴 여자아이인데, 미도리가 선배라고 하는 걸 보면 그 학교 유일의 프로듀서라던 아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다면 미도리의 침대에 한 가득인 인형들을 만들어준 것도 바로 저 아이겠군요.

 

 

"안녕하세요~ 안즈 씨라고 했던가요? 전 미도리의 형 타카미네..."

"형 뭐 하는 거야... 어서 나가!"

",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안즈 씨! 뭐 하냐니, 미도리. 그야 두 사람이 좋은 시간 재밌게 보내라고 과자랑 차를 내온 거잖아."

"...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야, ! 안즈 씨에게 실례잖아! 얼른 나가! 얼른!"

 

 

.............어라? 어라?? 동생에게 쫓겨났습니다. 평소의 저 너셕 특유의 느릿한 말투는 어디 가고 다다다다 쏘아대며 제 등을 밀어 저를 밖으로 내쫓았습니다. 거기다 그때 저 녀석 얼굴, 빨갰다고요? 그 동안 혹시 동생에게 유루캬라 인형들과 관련된 이상한 성도착 같은 것이 있는 게 아닌지 형으로서 내심 걱정이었는데 아무래도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던 모양입니다. 제가 뭘 어쩐 것도 아닌데 안즈 씨를 제게서 지키기라도 하겠다는 듯이 앞을 막아서는 걸 보면 말이죠. 게다가 제가 방에 들어가기 전에 안즈 씨가 들고 있는 인형을 만지면서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을 만지작 거리고 있던 것도 그렇고.

 

 장하다, 타카미네 미도리! 이 형아는 네가 유루캬라 이외의 것에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아 아주 아주 기쁘다! 다음 번엔 유루캬라 인형탈을 쓰지 않은 안즈 씨와의 스티커 사진을 기대하마!! 이런 동생이지만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안즈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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